술에 대하여...

이상하게 내 주위에는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제가 술을 너무너무너무 사랑하는 것과 반대로 말입니다.(먼산)
본디 애주가인 아버지에게 술을 배워(경상도말로는 초빼이라고 하죠;;;)
이미 술을 먹기 시작한 첫 단추부터가 애주가였던 저로서는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술을 먹지 않는 지인들에게 "왜 술을 먹지 않아?"라고 물으면
100의 90은 맛이 없기 때문이랍니다.
술을 좋아해도 몸이 안 받아주는 사람들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불쌍하기 그지 없습니다.)
근데 말이죠, 전
술이 맛있습니다.(...)
정말로(...)
아니 왜 술이 맛이 없다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말입니다.
보통 술을 드시는 분들도 대부분 술맛 자체를 즐기기보단
그 분위기 때문에 드신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전 술이 맛있는 걸요(...)
벌써부터 술맛을 알아서야 좀 그런건가...
(아니 마시기 시작한 이래로 줄곧 술맛은 알았는데...)
아,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게 아니었는데;;;

이야기를 원점으로 돌려서
저는 술이 좋습니다.
제가 항상 말하는 것이 "술 없으면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사냐!"
라는 말입니다.
물론 술 말고도 다른 즐거움도 상당수 존재하지만
술 마시는 즐거움을 모르고 사는 것은 인생의 큰 즐거움 하나를
모르고 사는 것 중 하나가 아닐런지요.
풍류를 알았던 옛 선인들도
술을 마시는 즐거움을 극상으로 쳤다는 사실에서
그러한 점을 더더욱 알 수 있지 않을런가 생각합니다.

아마도...
술이라는 것이 세상에 존재치 않았다면...
저라는 놈은 아마 미치거나 절로 들어갔거나 둘 중 하나였지 않았을까요.
원체 생각이 많고 소심한 놈이라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 하면서 웃지만서도
순간순간에 상처입곤 하고...
그 상처가 오래가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 너무도 더디고...
하지만 그 후유증은 더더욱 오래가고...
낯을 가리지만...
그 배 이상으로 외로움을 타고...

예전에 제가 태어나자 마자 점을 치니
이 집 사람이 되지 않는다고 절에 맞기라고 했답니다.
어릴때는 좀 어이가 없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왠지 알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지금 단계에서 조금만 더 아픔을 겪으면 진짜 절로 들어가버릴지도...
그래도 만화라는 제 마음을 밖으로 발출할 매체라도 알게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어라, 또 이야기가 딴데로 가고 있습니다만..
어쨋거나...
제가 아플때는 항상 이 술이라는 놈이 절 위로해 주더군요.
제가 술 하나는 제대로 배워서
술을 먹어도 주사가 없고, 그저 기분이 좋아집니다.
게다가 숙취도 없죠.(이것이 정말 축복 받은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란 놈은 맨날 술인가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로 쓸쓸히 홀로 술잔을 기울여야겠습니다.

by 지녀 | 2007/02/25 19:15 | 잡다한 이야기들 | 트랙백 | 덧글(9)

Commented by 혈견화 at 2007/02/25 21:35
음. 저는 술을 왜 안마시냐 하면, 돈이 들어서 그럽니다. 예전에 누가 저한테 술마시자고 했을때, 그날 정말 그달 생활비 가계부 맞추기가 빡빡해서 성질이 좀 나있던 차라,

"술마실 돈 있으면 그돈으로 라면이나 사놓겠다."

라고 한적이 있지요. 그리고 지금도 별로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건 제가 자취생활을 오래 혼자 해서 그런듯 합니다. 혼자서 벌고 혼자서 쓰는 생활이 계속되면 놀이문화에 돈을 쓸수가 없게 되지요... 없는 돈을 쓸수는 없잖습니까? ^^;;;
Commented by 지녀 at 2007/02/25 22:32
/혈견화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돈이 없어도 담배 값은 만드는 것처럼
전 술값은 만들어 놓게 되더군요(...)
저 같은 경우는 술집에서 보다 혼자 많이 마셔서
남들보다는 가격의 압박이 덜합니다;;;
뭐 확실히 돈없으면 술도 못 먹는거죠 뭐;;;
Commented by 빠나나언니 at 2007/02/27 00:27
모 마왕어르신이 그랬다.
"술을 끊느니 경동맥을 끊겠다"
Commented by 지녀 at 2007/02/27 02:01
/전뇌
동감(...)
아니 술 안먹으면 이미 끊었지도?(...)
그런 의미에서 술한잔 합세~
Commented by 雪影 at 2007/02/27 03:24
난 괴기를 사랑해.
괴기가 없었으면 정말 세상 살기 힘들었을 거야!
Commented by 엘리시스 at 2007/03/03 07:17
그러니까 술을 마셔야...[...]
Commented by 지녀 at 2007/03/03 11:24
/설영누나.
...저도 고기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듯;;;
/엘리시스
...서울 안오냐? 술먹자(...)
Commented by 혈견화 at 2007/03/03 12:35
지녀// 그러고 보니 제가 담배를 끊은 이유가 '비싸서' 였습니다. ... 지금 생각해 보니 어이없군요.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7/03/05 08:41
술 좋죠;ㅂ; 저도 혼자 마시는 술이 좋아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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